중국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왜 저렴할까?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중국은 노동력이 싸니까 제품도 싸다.”
그러면 묻고 싶다.
노동력이 왜 쌀까?

식자재가 싸서?
원자재가 싸서?
인구가 많아서?

하지만 이런 답은 원인과 결과를 맴돌 뿐이다.
언제나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 버리는 순환 논리의 오류다.
우리는 이 질문을 조금 더 깊이 던져봐야 한다.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싼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내 생각에는 단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있다 생각한다,
바로 ‘사회유지비용’이 낮기 때문이다.

 

같은 빵, 다른 비용

상상해보자.
같은 품질의 밀가루로,
같은 레시피로,
같은 기술을 가진 제빵사가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빵을 만든다.

밀가루 가격은 국제선물시장 덕분에 동일하다.
하지만 나머지 모든 것
임대료, 교통비, 인건비, 전기세, 기계 감가상각, 보험료
이것들이 완전히 다르다.

이 비용들을 우리는 사회유지비용’ 이라고 부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 비용이 500원이라면, 빵 한 개의 총비용은 1,000원이다.
중국에서는 같은 항목이 300원이라서, 빵 가격은 800원이 된다.

같은 빵인데도,
같은 품질인데도,
가격은 다르게 매겨진다.

이 차이가 바로 중국의 가격 경쟁력의 실체다.

 

왜 중국은 사회유지비용이 낮을까?

답은 은행에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은행의 ‘정체성' 에 있다.

 


중국과 미국에서 이자는 서로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

1 China Industrial and Commercial Bank of China Limited 5,742.86
2 China China Construction Bank 5,016.81
3 China Agricultural Bank of China 4,919.03
4 China Bank of China 4,192.12
5 United States JPMorgan Chase 3,736.62
6 United States Bank of America 3,100.02
7 Japan Mitsubishi UFJ Financial Group 2,967.91
8 United Kingdom HSBC 2,864.59
9 France BNP Paribas 2,849.61
11 France Crédit Agricole 2,542.61
10 United States Citigroup Inc. 2,786.36

[April 2023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report of the 100 largest banks in the world]

은행의 국유화와 민영화

은행은 누구의 것인가

2023년 S&P 글로벌 은행 자산 랭킹을 보면
1위부터 4위까지는 모두 중국 국영은행이다.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반면 미국은?
JPMorgan Chase, Citigroup, Bank of America.
모두 민간 소유, 이윤 중심, 주주 이익 우선의 기업들이다.

중국의 은행은 벌어들인 이자를 다시 국가 인프라에 투자한다.
미국의 은행은 벌어들인 이자를 주주 배당에 쓴다.

같은 ‘이자’지만,
한쪽은 철도와 지하철이 되고,
다른 한쪽은 월가의 보너스가 된다.

지하철 요금이 밀가루 가격을 바꾼다

생산성은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환경이 곧 생산성이다.

중국은 저렴한 교통, 효율적인 물류, 넓은 산업지대, 값싼 전력…
이 모든 것이 기업의 ‘간접비’를 낮춰준다.
즉, 사회 전체가 기업을 돕는 구조다.

반면 미국은 교통비, 보험료, 법률 수수료, 부동산 비용까지
모든 것이 비싸다.
이건 단순히 각 상품들에 대한 돈이 더 많이 든다는 뜻이 아니다.
모든 제품의 최종 가격이 영향을 받아 다 오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가격 = 시스템의 반영

중국 제품의 가격은 단순한 시장경쟁의 결과물이 아니다.
경제 시스템 전체의 반영이다.

국영 은행 → 인프라 재투자 → 간접비용 절감

저렴한 사회 시스템 → 낮은 인건비 → 낮은 최종 가격

이 구조는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누구도 따라 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미국식 자본주의는 어떨까?

미국의 모델은 다르다.
오늘보다 내일,
현재보다 미래.
현재 고통을 감수하고도, 장기적 성장을 도모한다.

그래서 비용은 높지만,
기술 혁신과 자본 효율성을 추구하는 구조다.

그런데 문제는,
이 시스템 안에서 혜택을 받는 사람은 소수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게 평범한 사람들 한테는 무슨 의미일까?

이 시스템에서는 극도로 뛰어난 인재들이 엄청난 대우를 받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소수의 엘리트는 엄청난 부와 기회를 얻어서, 높은 사회유지비용을 감당할 수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높은 비용을 감당해야 하며, 생활 수준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

이런 구조 때문에 미국의 PPP(구매력 평가) 지수도 낮다.
즉, 평균적인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풍요로움은 중국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PPP 기준으로 보면 중국은 이미 미국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또한, 정부에 대한 만족도 순위 에서도 중국이 미국보다 자주 높은 순위를 기록한다.
즉, 절대적인 소득이 높지 않아도 삶의 질은 더 나을 수 있다는 의미다.

https://news.harvard.edu/gazette/story/2020/07/long-term-survey-reveals-chinese-government-satisfaction/ 

하버드 대학교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중국 중앙정부에 대한 만족도가 95.5%에 달했다.
반면, 미국의 연방 정부 만족도는 같은 시기 38%에 불과했다.

즉, 서구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관 중 하나인 하버드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 시민들의 정부 신뢰도는 95%로 미국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것이다 

결론: 빵값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

중국 제품이 싸다는 것은
단순한 경제 현상이 아니다.

은행을 국가가 소유하느냐

민간이 소유하냐에 따른

경제 시스템의 결과이며,

국가 전략의 반영이다.

 

국영 은행이 주도하는 경제 시스템은

미래 투자가 아니라

현재의 복지에 집중하는 구조다.

즉, 국가가 장기적인 성장보다 단기적인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미래의 경제적 부담을 앞당겨 소비하는 것과 같다.

PPP(구매력 평가)와 삶의 질이 당장은 높아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반면, 미국식 자본주의는 현재보다는 미래에 투자하는 구조다.

즉, 단기적인 비용은 높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더 고려하는 방식이다.

이 경제 모델은 장기적으로 국가 전체의 성장 가능성을 추구하지만,

그 과정에서 평범한 시민들의 생활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은 중국과 비슷하게 정부주도 사업이 많다.

건강보험, 지하철/버스, 기차 등 국가주도 산업이 많고, 

PPP가 높다(생활비가 낮고, 살기가 상대적으로 좋다는것)

즉 한국도 마찬가지로 

미래의 경제적 부담을 앞당겨 소비하는 것과 같다.

한국이 장기적 성장을 목표로 갈려면, 어느정도의 민영화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과연 현재 고령화 인구가 많은

즉 복지 혜택을 누릴려는 인구가 많은 상태에서

과연 민영화가 될까?

이 질문은 당신에게 남겨두도록 하겠다